처음처럼1 신영복, 마지막 잎새, 주역 《주역》에는 ‘마지막 잎새’를 연상케 하는 괘가 하나 있다. 23번째 괘인 박剝의 상을 보면, 양효가 맨 끝에 하나 외로이 달려 있어 영락없는 마지막 잎새의 상을 하고 있다. 게다가 이 마지막 잎새는 이제 곧 떨어지고 말 것이며, 이를 지켜보는 군자는 그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동안 음기운이 1효에서부터 계속 팽창하면서 양기운을 하나씩 박탈하며 올라오는 것을 지켜봐왔기 때문이다. 이제 곧 하나 남은 양효 마저 떨어지고 나면, 온 세상이 암흑천지로 바뀌고 말리라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다. 결국 박剝의 때에 처한 군자가 하나 남은 6효의 양을 쳐다보는 심정은 ‘마지막 잎새’를 바라보는 심정과 유사할 수밖에 없다. 그의 심정은 암담함 그 자체일 것이다.이러한 때에 군자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이 박.. 2018. 3.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