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평생학교] 3천 년의 지혜, 주역
1강 인생의 신비와 운
- 오늘의 운세가 궁금한 까닭
- 인간의 운명과 운의 관계
사람들은 왜 운에 대해 궁금해할까?
인간의 의지대로, 계획대로 잘 풀리지 않는 세상. 누구에게나 삶이란 신비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주역'은 그러한 세상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잘 살아갈 수 있는가를 말한다.
주역에서 말하는 '운'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예정대로 달성하는 힘이다.
인간에게 운의 의미가 무엇이고 어떻게 작용하는지 역학자 강기진이 풀이한다.
<스크립트>
안녕하세요, 평생학교 시청자 여러분. 저는 역학자 강기진이라고 합니다.
오늘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여덟 차례에 걸쳐서 여러분께 주역이 담고 있는 통찰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주역은 우리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여덟 차례에 걸쳐서 이제 하나씩 말씀드리려고 하는데요. 오늘은 우선 인생의 신비와 운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운에 대해 관심이 많으십니다.
제가 역학자라고 하면 제일 먼저 물어보시는 게 '어떻게 하면 운이 좋아질 수 있는가' 많이 물어보시는데요, 앞으로 운이 좋아지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다만, 먼저 한번 생각해 보실 것이, 우리가 왜 운에 이토록 관심을 가지게 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무의식 중에 삶의 신비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삶의 신비, 그게 무언가 하면, 우선 계획대로, 인간의 의지대로 이 세상일이 잘 풀려 가지 않습니다. 그런가 하면 의외로 술술 잘 풀려 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꾸 사람이 운이 좋아지는 비결을 찾게 되는 것인데요. 그 계획대로, 인간의 의지대로 일이 잘 풀려 가지 않는 것, 그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런 대목이 바로 삶과 이 세상의 신비인 것입니다.
그리고 주역은 이러한 신비한 이 세상을 어떻게 하면 잘 살아갈 수 있는가, 그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여덟 번에 걸쳐서 하나씩 말씀드릴 텐데요, 오늘은 우선 운에 대해 말씀드리는 시간입니다.
그러면 여러분, 운이 좋아지려면 첫 번째, 운이 무엇인지 알아야 되겠죠? 운이란 것이 도대체 어떤 것인가, 그걸 아셔야 운이 좋아질 텐데, 그 운이라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운(運)'이라는 글자를 여기 한번 써 보겠습니다. 이게 한자로 '運(운)'인데, 한자는 상형 문자로, 쉽게 말해 그림입니다. '運(운)'이라는 한자는 이렇게 두 부분(辶+ 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뭐냐 하면 이거(軍)는 '군대' 할 때 '군(軍)'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辶)은 '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군대가 간다'는 뜻이 되는데, 군대가 가는 게 '운' 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
전통 시대에는 통신이 발달하지 못했죠. 그래서 군대가 이동을 할 때는, 가령 몇 날 며칠 몇 시에 어디서 A사단과 B사단이 만나서 합류해 적과 싸운다고 했을 때, 만나기로 한 목표 지점에 늦게 도착하면 치명적입니다.
두 부대가 만나서 힘을 합쳐 싸워야 이길 텐데, 한 부대가 예정된 시간보다 늦으면 큰일 나겠죠? 그래서 전통 시대에는 장군이 유능하냐 유능하지 못하냐를 떠나서, 약속 시간에 늦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 장군의 목을 치는 것입니다. 그토록 '군대가 간다'는 것은 그 예정된 시간을 지키는 게 중요한 것이지요.
그래서 '군대가 간다'는 것이 그런 의미인데, 이게 어째서 '운'이냐?
제가 '운'이란 무엇인지 한번 그 정의를 말씀드려 볼게요. 운이 무엇인지 알아야 '운'이 좋아지는 방법을 아실 수 있고,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를 아실 수 있으세요.
그래서 '운'이라는 게 무엇인가? 그건 뭐냐 하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예정대로 달성하는 힘입니다. 우리가 이루고 싶은 일이 있을 때, 그 이루고자 하는 일을 예정대로 달성할 수 있는 힘, 그것이 '운'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기차를 타기 위해 기차역으로 가는데 기차 시간보다 그만 2, 3분 늦고 말았어요. 그러면 가도 기차를 못 타겠죠. 근데 허겁지겁 기차역을 갔더니 마침 선로에 이상이 생겨서 기차가 출발이 지연돼서 제가 그 기차를 탈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저를 보고 '야, 억세게 운이 좋다' 이렇게 말하겠지요. 그런데 그때 왜 운이 좋다고 말하느냐를 보면, 기차를 탄다고 하는 제가 바라는 목적을 예정대로 달성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해되시죠?
그래서 운이라는 것은 제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예정대로 달성하는 힘입니다. 이게 운인데, 그래서 운이라는 것은 사실 '좋다', '나쁘다'보다 '강하다', '약하다'가 맞는 표현입니다. 그래서 운이 강하다, 약하다가 맞는데, 그런데 또한 사람은 누구나 운이 매우 강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에게는 '갑기토운’이라고 해서 하늘과 땅 사이에서 최고로 강한 운이 사람에게 부여되어 있습니다.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그러니 여러분들은 아주 운이 강한 존재세요. 하지만 이렇게 말씀드리면 동의를 못하는 분이 많으세요. '내 인생이 이렇게 힘든데 어째서 나보고 운이 좋다고 하느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면 왜 그런가?
그것은 우리가 운이 강하기 때문에 마음이 아프고 괴로운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사람이 이토록 운이 강한 이유는 사람에게 마음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마음이 있어서 노심초사하기 때문에 운이 강한 것입니다.
이 대목 한번 설명드려 볼게요. 이 부분을 한번 이해하셔야 되는데, 이 부분 좀 설명드리면, 여기 나무와 곰과 사람이 있다고 쳐 보겠습니다.
여기에 바위돌이 굴러 온다고 할 때, 나무는 바위돌을 피하지 못하겠죠. 그래서 그만 부러지고 말 것입니다. 그렇지만 곰과 사람은 바위돌이 굴러 오면 피하겠지요? 그러면 곰과 사람은 바위돌을 피해서 가던 길을 계속 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뭐냐, 곰과 사람이 나무보다 운이 강한 것입니다. 아실 수 있겠죠?
그러면 이제 겨울이 왔다고 하면 곰은 겨울잠을 자야 됩니다. 곰은 겨울이라는 상황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에 겨울잠을 자야 합니다. 반면에 사람은 겨울잠 없이 겨울에도 자기가 가던 길을 계속 갈 수 있고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일을 계속 이룰 수 있겠죠? 그러면 사람은 곰보다 더 운이 강한 것입니다.
그러면 왜 사람이 이렇게 운이 강하냐?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시겠죠? 우리 사람에게는 마음이 있죠, 정신이 있죠. 정신과 마음은 같은 것을 다른 각도에서 보는 말입니다. 사람에게는 이 마음이 있기 때문에, 정신이 있기 때문에 곰보다 나무보다 운이 강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좋기만 한 일은 없습니다. 좋은 것이 있으면 반대급부가 따릅니다. 대가가 따릅니다. 사람은 곰보다 나무보다 운이 강하지만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그게 뭘까요? 스트레스입니다.
사람은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합니다. 반대급부로. 마음이 괴로운 것이죠. 가령 나무는 바위돌을 피하지 못해서 부러지고 말지만 대신에 스트레스는 받지 않습니다.
여러분, 용문사 앞에 가면 은행나무가 있는데요. 용문사 은행나무는 천년을 넘게 살았습니다. 용문사 은행나무가 어떻게 천년을 넘게 살 수 있는가? 그 이유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시달림이 없기 때문이죠. 반면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고 마음이 괴롭기 때문에 천년을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고작 100년밖에 살 수 없는 것이지요.
이처럼 사람이면 누구나 운이 매우 강한데, 그래서 제가 아까 사람은 갑기토운을 타고났다고 말씀드렸죠. 사람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가장 강한 운을 타고났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강한 운을 타고 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가? 우리에게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있기 때문에 운이 강하다는 사실, 납득하실 수 있겠죠? 그렇지만 그 반대급부로 우리에게는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을 이루지 못했을 때, 우리에게 흉운이 닥쳤을 때 마음이 괴로운 것입니다.
그래서 왜 운이 강하다는데 나는 이렇게 괴로운가. 이유가 납득되시나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운이 강한 것이지만 동시에 마음이 있기 때문에 내 마음이 괴롭다, 간절히 바라는 일이 있는데 이루지 못했을 때, 나는 애를 태워야 되고 노심초사하게 되고 그런 것이지요.
이게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운이 매우 강합니다. 우리 한번 돌이켜 생각해 보실까요? 누구나 아이에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 생각해 보면 아주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아이라는 것은 부모에게 의존하지요. 자기의 생존을 부모에게 의존하던 아이가 어느 날 어른이 된다는 것. 더 이상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내 삶을 내가 책임져야 하는 어른이 된다는 것.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내 아이가 생기죠. 이제 내 아이의 삶까지 책임지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한번 가만히 나의 인생을 돌아보십시오. 내가 아이에서 어른이 됐을 때 충분한 준비를 갖추고 어른이 되었는가. 그렇지 않죠?
준비가 안 되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눈떠 보니 어른이 됐지요. 그렇지만 사람은 그럭저럭 그 역할을 감당해냅니다. 어떻게 준비가 안 됐는데도 어른이 된다는 막중한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가? 그것은 인간에게 갑기토운이 부여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인간에게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노심초사하는 마음이, 어른의 막중한 책임이 어느날 부여됐을 때 어떻게든 그럭저럭 해내게 합니다.
남녀가 어느날 부부를 이룬다는 것, 역시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남녀가 부부를 이룰 때 충분한 준비를 갖추고 부부가 되었나요? 그렇지 않죠?
더 나아가 부부가 이제 부모가 된다는 것, 보통 일이 아니죠. 우리가 부모가 될 때 충분한 준비를 갖추고 부모가 되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역할을 그럭저럭 해내는 것입니다.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렇지만 그 마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노심초사 애태워야 되고 괴로운 것입니다. 이제 이해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일단 운이란 무엇인가 오늘 말씀드렸고요. 다음 시간에는 흉운이라는 게 왜 존재하는가. 길운과 흉운에 대해서 다음 시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기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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