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구소의 이름이 ‘동양사상연구소’에서 ‘태극사상연구소’로 바뀌었습니다.
갑작스런 연구소 명칭 변경에 놀라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실은 시행착오 끝에 이제야 바른 이름에 도달한 것입니다.
제가 그동안 추구했던 작업은 한국사상의 원형(Archetype)을 찾아내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사상의 원형이 유·불·선 삼교회통에 있다고 보고, 유·불·선 삼교의 근저에까지 내려가서 회통의 원형을 찾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때문에 연구소를 ‘동양사상연구소’로 명명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운명처럼 《훈민정음》 해례본(이하 《정음》으로 약칭)과 마주쳤습니다. 《정음》은 한글 창제 원리가 담긴 책으로 한국인이면 누구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민족의 보배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 우리 민족의 철학이자 세종대왕의 철학이 담겨있다는 사실이 그동안 망각되고 있었습니다.
이는 역사의 비극으로 인해 《정음》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가 400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현대에 이르러서야 재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정음》의 내용은 잊혀졌고 현대의 학자들은 《정음》의 한문을 독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자는 상형문자이자 뜻글자로 다의적인 의미를 갖는데, 《정음》은 이와 같은 한자로 추상적인 내용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학자들의 노력으로 훈민정음의 창제원리는 파악되었으나, 그 중 철학을 담은 내용은 여전히 그 의미가 제대로 독해되지 못한 상태로 남겨졌던 것입니다.
저는 이처럼 미해결 과제로 남겨졌던 훈민정음의 철학을 독해해내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일찌기 갑골문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다년간의 노력 끝에 《주역》의 미해결 난문들을 독해해낸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정음》을 독해했더니 그 안에서 놀라운 철학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기쁨에 몸을 떨었습니다.
생각해보면, 훈민정음 창제와 같은 일대사업은 철학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한 민족이 사용할 글을 창제하는 사업은 필연적으로 그 민족의 우주론과 인간관에 바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정음》은 한글의 창제 원리를 설명하면서 자연스레 그를 뒷받침한 우리 민족의 우주론과 인간관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한글의 창제자가 바라본 우주가 어떤 모습인지, 창제자가 바라본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가 들어 있습니다. 바로 세종대왕이 지녔던 철학이 들어있는 것입니다. 세종대왕은 그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그러한 우주 속에서 살아가는 그러한 인간 존재가 사용하기에 합당한 글자로 한글을 창제했던 것입니다.
이는 한글의 창제자를 통해 천명된 우리 민족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글의 창제라는 일대사업을 계기로 당대에 우리 민족이 도달했던 사상 체계가 집약되어 제시된 것이 《정음》인 것입니다. 특히 《정음》에서는 이러한 철학이 ‘태극’이라는 상징에 집약되어 태극의 철학을 이루고 있습니다. 결국 이는 세종대왕의 철학이며, 한글의 철학이며, 태극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내용은 놀라운 것이며, 15세기에 우리 선조들이 도달했던 철학적 경지가 어떤 것인지를 유감없이 펼쳐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이와 같은 태극 철학이 있었기에 19세기에 이르러 나라의 시각적 상징이 요청되었을 때 태극기를 채택했던 것입니다.
결국 겨레의 글인 한글과 겨레의 상징인 태극기는 상호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입니다. 둘 다 우리 민족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우리 겨레가 사용하는 글인 한글의 바탕이 되고, 겨레의 상징인 태극기의 바탕이 된 철학이 바로 한국사상의 원형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와 같은 철학을 담은 《정음》은 단지 한글의 창제 원리만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철학을 담은 ‘경전’으로 새로이 취급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저는 그동안 유·불·선 삼교회통의 원형을 찾고자 《주역》, 《도덕경》, 《화엄경》, 《대승기신론》 등을 거치며 긴 연구여정을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의 연구목표가 명쾌해졌습니다. 태극의 철학을 집대성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연구소의 명칭도 그에 걸맞게 ‘태극사상연구소’로 바꾼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축적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태극의 철학에 대한 논문을 몇 편 학술지에 공표하려고 합니다. 이후 단행본으로 출판할 계획도 있습니다.
오늘은 우선 첫번째 연구성과인 ‘훈민정음과 태극의 철학’ 논문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논문의 PDF 파일을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저희 태극사상연구소의 행보를 지켜봐주시고 질정과 성원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연구소장 강기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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