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들 크리스마스 연휴는 즐겁게 보내셨는지요?
지난 주에는 아래와 같이 안중근 의사의 유묵이 우리나라로 돌아온 기쁜 일이 있었습니다.
안 의사의 유묵은 대체로 사형을 당하기 전 뤼순 감옥에 갇혀 있던 시기에, 안 의사를 인간적으로 흠모했던 일본인 간수나 당국자들의 청탁을 받고 써준 작품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다 보니 일본인이 소장한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에 일본인 소장자가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한 것을 국내 소장가가 낙찰 받으면서 1세기만에 고국으로 환수된 것입니다.
경매 시작가가 4억원이었는데 19.5억원에 낙찰되었습니다.
국내의 어느 분이 낙찰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소중한 돈을 소중한 곳에 제대로 사용한 것입니다.
https://www.mk.co.kr/news/culture/10902416
위 언론기사를 보면,
'용호지웅세 기작인묘지태(龍乕之雄勢 豈作蚓猫之熊)'를,
“용과 호랑이의 웅장한 모습이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의 모습에 비하겠는가.”
라고 해석했는데요,
이 해석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한자 공부도 할 겸 해석을 한번 살펴볼까요?
용호지웅세(龍乕之雄勢)는 글자 그대로 “용과 호랑이의 웅장한 기세”로 하면 좋겠습니다(乕는 虎의 이체자).
작(作)은 '지을 작'이지요, 역시 그대로 의미를 살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인묘지태(蚓猫之熊)는 “지렁이와 고양이의 태도”입니다.
종합하면,
“용과 호랑이의 웅장한 기세가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의 태도를 짓겠는가(취하겠는가).”
가 되겠습니다.
이제 2023 계묘년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요,
다들 2023년을 잘 마무리짓는 한 주가 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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