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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학 일반

『주역』 관련 출토문물 정리

by dongmong 2018. 8. 12.


⬛  『주역』 관련 출토문물




현대에 이르러 중국의 국토 개발이 진전되면서 중국 각지에서 고대의 기록 유물이 대량으로 출토되고 있다.

『주역』 관련 기록문물 역시 아래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다양하게 출토되었다.


<표 2> 『주역』 관련 출토문물


상박초간 『주역』

上博楚簡 『周易』


1994년 상해박물관이 홍콩에서 사들인 대량의 죽간을 2003년에 『상해박물관전국초죽서上海博物館戰國楚竹書』(흔히 ‘상박초간上博楚簡’으로 약칭)라는 책으로 발간하였는데, 여기에 『주역』이 수록되어 있어 ‘상박초간 『주역』’으로 불리고 있다.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긴 하지만, 대체로 전국시대 후기에서 말기 사이의 어느 시점에 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알려진 바가 없는 역易 관련 부호가 수록되어 있어 관심을 끈다.

왕가대진간 『역점』

王家臺秦簡 『易占』


1993년에 호북성의 왕가대王家臺 진묘秦墓에서 발굴된 『역점易占』 기록이다. 그 내용이 기존 문헌에 실린 『귀장역』에 관한 글과 일치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아직까지 도판이 공개되지 않고 있어서 아쉬움을 남긴다.

마왕퇴한묘 백서『주역』

馬王堆漢墓 帛書『周易』


1973년 호남성 장사시의 마왕퇴馬王堆 한묘漢墓에서 대량의 백서帛書가 출토되면서 발견된 문헌이다. 흔히 ‘백서『주역』’으로 불리운다. 기록연대는 기원전 168년(전한시기)으로 추정된다. 1995년에 이르러 전체 석문釋文이 발표되었다. 현재의 통행본 『주역』과 비교하면 괘효사는 거의 유사하나, 괘명과 괘의 배열 순서가 크게 다르며, 『역전易傳』의 구성 역시 크게 달라서 주목된다.

부양한간 『주역』

阜陽漢簡 『周易』


1977년 안휘성 부양시의 쌍고퇴雙古堆 한묘漢墓에서 발굴된 죽간기록이다. 기록연대는 기원전 165년보다 이른 시기의 것으로 추정된다. 64괘 중 52괘의 내용을 판독할 수 있는데, 통행본에 비해 통가자通假字가 상당히 많다. 괘효사의 뒷부분에 길흉을 점친 다양한 내용의 복사卜辭가 수록되어 있어 주목된다.




이상과 같은 기록문물의 발굴로 인해 『주역』 연구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백서『주역』을 보면, 괘명과 괘의 배열 순서, 『역전易傳』의 구성이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통행본 『주역』과 크게 다르다. 그로 인해 『주역』 연구자들이 통행본 『주역』을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라 상대적인 존재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주역』 관련 출토문물에 대한 연구는 이제 막 시작된 참이라 아직까지는 연구자들이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는 상태다. 하지만 학문연구는 누적적인 것이므로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사실들을 알아낼 것이다. 필자 역시 통행본 『주역』에 대한 연구가 일정 궤도에 올라서고 나면, 백서『주역』을 필두로 해서 <표 2>의 『주역』 관련 출토문물을 연구하고자 한다.